3년 내내 2등. 팬들한테는 ‘4스널’이라는 조롱이 따라붙었어요. 우승을 코앞에서 놓치는 팀이라는 낙인이었죠.
그런데 그 감독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이런 말을 했어요. “나는 항상 나 자신을 의심했다.”
자신감 넘치는 우승 소감이 아니에요. 오히려 반대예요. 근데 피키는 이 한 마디가 이번 우승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이라고 봐요.

22년이라는 숫자가 왜 이렇게 무거운가
아스널의 마지막 EPL 우승은 2003-2004 시즌이에요. 그 유명한 무패 우승 시즌, 아르센 벵거 감독 시절 얘기예요. 그로부터 22년이 지났어요.
22년이면 그냥 긴 게 아니에요. 그 사이 아스널 팬으로 태어나서 성인이 된 사람들이 있어요. 우승을 한 번도 못 보고 팬이 됐다가 이번 시즌에야 처음으로 우승을 경험한 사람들이요.
아르센 벵거 이후 아스널 감독으로는 두 번째 EPL 우승이에요. 그 벵거가 세운 기록을 아르테타가 이어받은 거예요. (조선일보)
‘4스널’이라는 조롱, 실제로 얼마나 심했냐면
아스널은 지난 3시즌 동안 EPL에서 준우승을 했어요. 1번도 아니고 2번도 아니고 3번 연속이에요. 그것도 매번 우승 경쟁을 끝까지 가져가다가 막판에 뒤집히는 방식으로요.
영국 팬들 사이에서 아스널(Arsenal)을 ‘4스널(Foursenal)’이라고 비틀어 부르는 게 유행했어요. 항상 4위 안에는 들지만 우승은 못 한다는 비아냥이었죠. 클리앙이나 네이버 축구 커뮤니티에서도 “아르테타 경질해야 한다”, “준우승 전문 감독” 같은 말이 자주 나왔어요.
근데 구단은 아르테타를 자르지 않았어요.
여기서 잠깐, 이 결정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짚고 넘어가야 해요. 요즘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성적 조금 안 나오면 감독 바꾸는 게 일상인데, 아스널 수뇌부는 3년 연속 준우승을 하는 동안 아르테타를 신뢰했어요. 결과론적으로 보면 그 판단이 맞았지만, 그 3년 동안 그 압박이 얼마나 컸을지는 상상하기 어려워요.
아르테타의 고백 — “나 자신을 항상 의심했다”
우승 직후 아르테타 감독이 한 말을 그대로 가져올게요.
“나는 항상 나 자신을 의심했다. 그 의심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이게 그냥 겸손한 척하는 말이 아니에요. 실제로 그는 3시즌 내내 팬들의 비난, 언론의 비판, 아마도 구단 내부의 압박까지 버텨냈어요. (조선일보)
아르테타는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를 지낸 사람이에요. 전술적으로는 이미 최고 수준이라는 걸 검증받은 사람이죠. 근데 그런 사람도 결과가 안 나오는 기간 동안은 자신을 의심했다는 거예요. (동아일보)
피키가 이 대목에서 눈여겨본 건 따로 있어요. 의심을 했다는 게 아니라, 의심을 하면서도 계속했다는 것이에요.
전술 변화 — 아름다운 축구를 버린 결단
아르테타의 아스널이 처음 EPL에서 주목받을 때는 화려한 공격 축구 때문이었어요. 패스 연결, 압박, 역동적인 전방 플레이. 보기에도 좋고 팬들도 열광했죠.
근데 3번 준우승하는 동안 그 스타일로는 우승이 안 된다는 걸 아르테타도 알았을 거예요.
그래서 이번 시즌 아스널은 달라졌어요. 세트피스와 실리 축구로 전환했어요. 화려함보다 효율, 스타일보다 결과. 아르테타 스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 스타일을 일부 포기한 거예요. (조선일보)
축구 커뮤니티에서 이 부분이 꽤 많이 회자됐어요. 네이버 카페 축구 팬들 사이에서 “아르테타가 드디어 현실을 받아들였다”, “과르디올라 스타일 흉내 내다가 자기 길을 찾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어요. 반대로 “재미없는 축구로 우승한 거라 찜찜하다”는 의견도 있었고요.
찬반이 갈리는 건 당연해요. 근데 결과는 명확하죠.

숫자로 보는 이번 우승 — 얼마나 압도적이었나
| 항목 | 내용 |
|---|---|
| 우승 시즌 | 2025-2026 EPL |
| 마지막 우승 이전 | 2003-2004 시즌 (22년 만) |
| 연속 준우승 횟수 | 3시즌 연속 |
| 우승 확정 시점 | 리그 1경기 남기고 조기 확정 |
| 2위와의 점수 차 | 맨시티와 4점 차 |
| 아르테타 개인 수상 | EPL 올해의 감독 |
| 아스널 감독 중 EPL 우승 | 벵거 이후 두 번째 |
리그 1경기를 남기고 2위 맨시티와 4점 차를 확보하며 조기 우승 확정이에요. 막판까지 긴장감이 있었던 게 아니라 여유 있게 끝낸 거예요. (연합뉴스)
3년 연속 막판에 뒤집혔던 팀이 이번엔 1경기 남기고 확정 지었어요. 이게 단순한 운이 아니라는 거, 피커들도 느끼시죠?
피키의 시선 — 이 우승이 스포츠 뉴스 이상인 이유
피키는 이 이야기를 그냥 축구 결과로 안 봐요. 세 가지 관점에서 따로 봐요.
첫째, “자기의심”을 공개 고백하는 리더의 희소성이에요. 보통 우승한 감독이나 CEO가 인터뷰에서 하는 말은 “믿었다”, “흔들리지 않았다”예요. 아르테타는 반대로 갔어요. 의심했다고 먼저 인정했어요. 이게 오히려 더 설득력 있는 이유는, 흔들리지 않은 척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계속했다는 메시지가 훨씬 현실적이거든요. 조직 내 리더십 연구에서 ‘취약성의 공개(vulnerability disclosure)’가 신뢰를 높인다는 건 꽤 잘 알려진 개념이에요. 아르테타는 그걸 본능적으로 실천한 거예요.
둘째, 구단 수뇌부의 인내가 시스템으로서 작동했다는 거예요. 감독 개인의 역량만큼이나, 3년 연속 준우승을 하는 동안 아르테타를 자르지 않은 결정이 우승의 공동 저자예요. 요즘 프리미어리그 구단들, 성적 조금 삐끗하면 바로 경질이에요. 아스널은 달랐어요. 이건 단기 성과주의 vs. 장기 신뢰 시스템의 차이인데, 결과가 어느 쪽이 맞는지 보여준 사례예요.
셋째, 전술적 자기부정을 할 수 있는 감독이 결국 이긴다는 것이에요. 아르테타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축구를 버렸어요. ‘내가 옳다’가 아니라 ‘무엇이 이기는 방법인가’를 선택한 거예요. 이건 비즈니스로 치면 창업자가 자신의 초기 아이디어를 버리고 피벗하는 것과 같은 결단이에요. 쉽지 않아요. 근데 그게 됐어요.
그래서 이 이야기가 피커한테 왜 중요한가
스포츠 팬이 아닌 피커한테도 이 이야기가 의미 있는 이유가 있어요.
지금 이 순간 어떤 일을 3번 연속 실패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봐요. 창업, 이직 시도, 시험, 뭐든요. 주변에서 “그 사람은 안 돼”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는 타이밍이에요. 본인도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하죠.
아르테타의 이야기가 “포기하지 마세요” 같은 자기계발 클리셰가 아닌 이유는, 그가 단순히 버틴 게 아니라 의심하면서 동시에 전략을 바꿨기 때문이에요. 의심 + 적응 + 지속. 이 세 가지가 같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를 믿어준 구단이 있었어요. 결국 혼자가 아니었던 거죠.
피키가 이 뉴스에서 가장 오래 생각한 건 그 부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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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작성 시점(2026년) 기준 커뮤니티 반응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